첫 인상
칩워라는 책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바로 무시무시한 두께였다. 개인적으로 두껍고 어려운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칩워라는 책의 첫 인상은 나에게는 기술용어가 가득할 것 같은 문과생이 좋아하지 않은 법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역사 책
막상 책을 펼쳐보니 내 기우와 다르게 책을 술술 읽혀졌다. 1950년대 반도체의 발견부터 집적회로의 개발 트랜지스터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제품의 탄생과정을 보면서 역사 책만큼이나 꽤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특히나,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과 이를 제품화 하는 것 또 양산화 하는 과정에서의 여러가지의 사건들이 결국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세상에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경영은 결국 돈(단가) 싸움이다.
반도체에서 핵심은 기술력인 것 같지만, 사실 면밀히 들여다보면 돈(자본) 싸움이다. 많은 투자를 통해 생산/기술설비를 확대하고, 높아진 기술력으로 단가를 낮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결국, 반도체 업체 중 최초로 페어차일드가 홍콩에 생산설비를 이전하여 반도체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고,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의 경쟁사도 미국과 비교해 인건비가 1/10 혹은 그 이하인 대만, 인도네시아 등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단가를 낮추는 싸움이 시작됐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적 기술이전 국가 중 하나였던 ‘일본’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결국 일부 제품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결국 미국은 일본에게 ‘1등’ 자리를 내주는 일도 발생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적의 적은 친구다)
“적의 적은 친구다” 미국 입장에서의 적은 ‘일본’이고, 일본의 적은 한국이다. 메모리칩 분야에서 일본의 대안으로 한국을 택한 미국은 기술을 전수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삼성전자’가 있게 된 것이다. 참고로, 전세계 반도체 메모리칩(D램, HBM, NAND)의 대부분은 3개 업체 생산 중이고, 그 중 2개가 우리나라에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다. (이미지 참고)


단가 경쟁의 끝판 왕 분업화 (Fablees)
반도체의 공정은 크게 설계와 제조로 분리가 된다. 반도체 사업의 초기에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단. 하지만, 무어의 법칙(반도체 칩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약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예측)에 따라 생산설비에 투자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결국 반도체 생산설비를 계속하여 구축하고 이에 대한 투자가 기업의 부담이 되며, 분업화가 시작된다.
그 시작을 예측한 것이 바로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이고, 그는 반도체 설계가 아닌 생산만 대신해주는 반도체 파운드리 쉽게말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 서비스’를 시작한다. 결국에는 그는 남들보다 미래를 조금 일찍 예견했고, 그로 인해 현재는 세계 반도체 생산의 70%를 TSMC 에서 생산하고 있다.
역사를 반복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낌 점은 결국 패턴은 유사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AI 전쟁도 처음에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OpenAI 와 같은 특정 회사가 우위를 점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돈을 번것은 그 AI에 필요한 칩을 공급한 ‘NVIDA’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승자는 ‘NVIDA’의 칩을 생산하는 ‘TSMC’였다. 예전에 미국 서부에 금광이 발견되었을때 실제 돈을 번 사람은 곡괭이를 판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결국에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할 때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물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아닐까?



